바닷속 뒤덮은 이물질…제주 바다가 전멸했다 / SBS
한 어촌 마을 해안가에 이물질이 대량 증식하면서 톳 같은 해조류가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어민들이 바닷속을 뒤덮은 이물질이 왜 생기는지 이유도 알 수 없어 속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돌에 붙어 서식하는 규조류로 확인이 됐는데, 왜 대량 증식하는지는 실태 조사가 시급합니다.
김동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시의 한 해안가입니다.
물속 바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물질들이 뒤덮여 있습니다.
물속에 들어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만져보면 흙처럼 부서지지 않고, 끈적하게 달라붙거나 미끈거리기도 합니다.
이 일대 바위 전체에서 이런 현상이 확인됩니다.
이 때문에 해마다 40톤 넘게 채취하던 톳 작업도 지난해부터는 중단돼 버렸습니다.
실타래처럼 뒤엉킨 이물질로 해조류가 자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영현/해녀 : 처음이에요. (해녀를 한지) 35년, 40년 가까이 됐는데 처음이에요.
바다에 해조류들까지 다 전멸되는데, 뭐가 나겠어요.]
마을 주민들은 2년 전부터 시작된 이상 현상이 올 들어 심해졌지만, 원인을 알 수 없어 걱정이 말이 아닙니다.
이 곳 해안가 수백여 미터에 걸쳐 이상 현상이 심화되면서 해녀들이 조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물질을 채취해 분석해 봤습니다.
현미경으로 100배 확대해 보니, 여러 개의 군집이 나타납니다.
비돌피아 펠첼라라는 부착성 규조류로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해한 종입니다.
하지만 0.1 밀리미터밖에 되지 않은 작은 개체들이 수십만 개 대량 증식하는 게 확인되기는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좌종헌/제주국제대 특임교수 : 보통 1㎖ 당 부유성은 3, 4개체가 발견되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해저 암반에 대량 번식한 경우는 드물다고 판단됩니다.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햇빛과 수온, 영양염류에 민감한 이 규조류들이 왜 이렇게 대량 증식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마을 어장을 황폐화시켜버린 이번 이상 증식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보다 정밀한 조사가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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