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경북 포항에서 15살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폭행한 일당 8명이 붙잡혀 공분을 산 가운데 경찰이 수사를 확대해 유사한 범행을 저지른 27명을 무더기 검거했다. 여중생들을 협박해 조직적으로 성매매가 이뤄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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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성매매 알선·성매수한 27명 무더기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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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28일 여중생들에게 조건만남을 알선한 후 알선비를 챙긴 혐의(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3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12명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가출한 여중생에게 편의를 제공한 뒤 이를 빌미로 조건만남을 강요하고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조건만남으로 15만원을 받으면 5만원을 여중생에게 주고 10만원을 가로채 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찰은 여중생들을 상대로 성매수를 한 혐의를 받는 1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성매수 남성들은 조건 만남 앱을 이용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 달 성매매를 거부한 여중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던 중 유사한 범행을 추가로 밝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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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거부 여중생 폭행사건 수사중 추가 범행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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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달 7일 포항에서 여중생 5명이 조건만남을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한 또래를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건물 옥상에서 집단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범행엔 20대 3명도 함께 가담했다. 이들 8명 중 6명은 구속기소 됐으며 1명은 소년원에 위탁된 상태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다른 1명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녀라 가정법원에 송치됐다.
폭행으로 전치 6주의 피해를 입은 여중생의 가족은 지난 달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촉법소년, 미성년자 가해자들의 성매매 강요와 집단폭행으로 인한 15세 여동생의 앞날이 무너졌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기절한 동생위에 올라타 성폭행을 일삼고 입속에 침뱉기 담배로 지지기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온갖 악한 만행들을 일삼았다"며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그냥 흘러가는 하나의 작은 사건으로 종결돼 묻히지 않도록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청원에는 한 달 동안 15만8000여명이 동참했지만 정부의 답변을 받을 수 있는 20만명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손우락 여성청소년팀장은 뉴시스를 통해 "포항에서 '조건 만남을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또래 여중생을 집단 폭행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2개월에 걸쳐 경찰력을 집중해 수사한 결과 이 사건에 연루된 조건 만남 강요 남성과 성매수 남성을 추가로 27명 적발해 검거했다"며 "이들 사범은 불법 성매매 근절을 위해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